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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

[이세계 삼남매] 모순

이미 날아간 화살은 한없이 과녁에 가까워지기만 할 뿐

*교통사고와 죽음에 대한 표현이 있습니다.

내 손을 벗어난 화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양궁을 시작한 이래 제일 많이 들어왔던 말이었다. 그러므로 한 발 한 발 신중해라. 이미 쏜 화살에 발목잡혀 다음 것을 놓치지 말아라. 잠뜰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았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잠뜰은 제가 이미 쏘아보낸 화살들에게는 아무런 집착도 하지 않았다. 흘러가면 끊어내고 흘러가면 끊어냈다. 잠뜰은, 제가 양궁을 하는 동안 이미 과녁에 꽂혀버린 화살에 집착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행복해?"

잠뜰은 제가 쏘아보낸 화살이 제 손끝은 물론이고 제 친구의 심장마저 꿰뚫었다는 걸 깨닫고 나서야 후회했다. 아주 강한 바람이 불어 제가 쏜 화살을 다시 제게 되돌려주길 바랐다. 일어날 리 없는 일인 걸 알지만, 제발 신이 있다면 그래주길 바랐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이 아닌 무언가를 믿고 기도했다. 예담의 죽음은 세상 하나를 없애버리는 대신 더 넓은 다른 세상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잠뜰은 그 넓은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제발 이전의 세상을 돌려달라고. 그 좁지만 따스했던 세상을 돌려달라고. 복도에서 마주친 불편한 시선 끝에는 늘 눈물자국이 어려 퉁퉁 부어있는 눈시울이 들어왔다.

잠뜰은 양궁을 그만 두었다. 경기장에 서면 그 날 끊임없이 울려대던 전화벨 소리가 고막을 때렸고 활을 잡으면 예담의 심장박동을 수치화한 그래프가 삑 삑 거리며 존재를 알렸다. 소중한 것들이 전부 사라졌기에 더 있는 것도 붙잡을 여력이 없었다. 양궁을 그만 두겠다고 코치에게 통보한 그 날, 관물대의 짐을 전부 빼고, 옷자락을 붙잡는 연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나온 그 날. 잠뜰은 처음으로 해가 떠 있을 때 눈을 감았다.

*

여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따갑게 눈을 찔렀다. 매미가 울었다. 공백을 인지한 지 만으로 하루가 조금 더 넘었으리라. 침대가 몸을 저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일어나지 마. 일어나면 마주하게 될 거야. 쉴새없이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반항하듯 아. 소리를 빽 내질렀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코치님. 세 글자가 하얗게 둥둥 떴다. 멋대로 그만둔 것에 대해 다시 회유라도 할 작정인가. 아니면 작은 걱정이나 조언. 지금은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은데. 잠뜰은 잠시 망설이다가 통화버튼을 눌렀다. 귀에 스피커가 닿기 무섭게 천둥 같은 호령이 떨어졌다.

"잠뜰이 너, 오늘 집합시간 잊었어!"
"…코치님. 저 말씀드렸잖아요. 이제 양궁 안 한다고."

이 녀석 봐라. 저 너머에서 난생 처음 듣는다는 듯한 코웃음이 튕겨나왔다.

"메달 따겠다고 물집 잡히게 연습한 녀석이, 그게 지금 대회 당일에 할 소리냐?"
"대회요?"

그래. 잠이나 깨고 어서 튀어나와. 코치의 마지막 불호령과 함께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겼다. 다음 대회는 한참 뒤에야 열릴텐데. 의아함에 몸을 일으키고 달력을 살폈다. 하루가 지날때마다 적어둔 연습일기와 날짜에 그어진 엑스자 표시가 한 동그라미 직전에 멈춰있었다. 대회. 라고 쓰고 별까지 그려둔 동그라미 바로 앞에. 잠뜰은 핸드폰의 달력을 살폈다. 오늘의 날짜를 표시하는 불빛이 대회라고 적힌 메모 앞에서 깜빡거렸다.

잠뜰은 이 모든 게 한낱 꿈이라고 생각했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고 하지 않던가. 꿈 속에서라도 사랑하는 친구의 얼굴을 한번만 더 보고 싶다는 간절하고도 잔인한 무의식의 창구. 잠뜰은 버릇처럼 장비를 챙기던 손을 멈췄다. 기왕 꿈이라면, 그렇다면 꼭 보아야만 하는 것이 있지 않은가. 잠뜰은 전화를 걸었다. 예담. 두 글자 밑에 신호가 가고 있음을 알리는 문장이 하나하나 적혔다. 딸각. 방금 잠에서 깬 듯한 목소리가 잠뜰을 반겼다. 그립고 아린 목소리. 잠뜰아? 무슨 일이야. 아 맞아. 오늘 대회지? 컨디션은 어때? 재잘대는 소리가 음질이 나쁜 휴대전화 스피커를 타고 머릿속 어느 한 지점을 찔러 눈시울을 아리게 만들었다. 잠뜰은 마구잡이로 눈을 문질러 닦았다. 예담아. 너 지금 병원이야? 기다려. 지금 갈게. 신발을 대충 구겨신고 그대로 달렸다. 잠뜰아, 너 대회는…. 바람소리가 말을 흩어버렸다. 잠뜰은 달렸다. 주위의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렇게. 병원 앞 횡단보도 가운데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렇게.

쾅.

*

여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따갑게 눈을 찔렀다. 매미가 울었다. 잠뜰은 눈을 떴다. 꿈인가. 꿈이었던 것 같아. 몸 사이사이에 끔찍한 환상통이 침범했다. 예담이 그렇게 아팠으리라. 예담은 그렇게 무서웠으리라. 입을 벌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쩌면 그 꿈은 예담이 잠뜰에게 주는 벌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면했던 자신에게 주는 가장 확실한 징벌. 눈가가 시뻘겋게 부어올라 아팠다. 잠뜰은 눈을 부볐다. 아팠다.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못했는데. 기껏 만난 꿈 속에서도 미안하다는 한 마디 하지 못했는데. 소리내어 울려는 찰나 벨소리가 울렸다. 코치님. 세 글자가 하얗게 둥둥 떴다. 이상한 기시감이 등골을 타고 뻗어나왔다. 손이 멋대로 움직여 전화를 받았다. 귀에 스피커가 닿기 무섭게 천둥 같은 호령이 떨어졌다.

"잠뜰이 너, 오늘 집합시간 잊었어!"

에어컨을 켠 것도 아닌데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잠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꿈 속에서, 다시? 잠뜰은 분명 예담이 자신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잠이나 어서 깨고 바로 경기장으로 오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똑같은 매미소리가 주위를 맴맴 돌고 시계는 똑같은 날짜와 똑같은 시간에 멈췄다. 잠뜰은 짐을 챙겼다. 예담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그만두었다. 전화를 걸어 뭐라고 말해야할지도 몰랐다. 예담이 고장난 테이프처럼 똑같은 말을 다시 하는 걸 들으면, 아마 미쳐버릴 지도 몰랐다. 어쩌면 이미 미쳤는지도 모르는데. 잠뜰은 신발 뒤축을 구겨신고는 달렸다. 병원 앞 신호등에서는 등골이 서는 느낌에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달렸다. 예담의 병실에 도착할 때까지 그냥 달렸다.

병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예담이 멍한 표정으로 맞았다. 환자복이 아닌 편안한 옷으로 막 갈아입은 참이었는지, 침대 위에 막 접힌 옷들이 널브러져있었다.

"잠뜰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오늘 대회…."
"예담아."

잠뜰은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다가갔다. 무슨 일 있어? 다정하게 물어봐주는 다 쉰 목소리가 아팠다. 예담아. 예담아. 이제는 부를 수 없게 된 이름을 하염없이 중얼거렸다. 미안하다고 말해야하는데, 도무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응어리진 말을 모두 토해내면 네가 용서해줄까? 지금의 네가 나를 이 시간으로 데려온 이유가, 정말 그것 때문이라면. 네가 나를 용서해주면 나는 다시 네가 없는 세상으로 내쫒기고 마는 걸까. 잠뜰아, 너 울어? 왜 그래. 잠뜰아. 속절없이 무너지는 몸을 예담이 붙잡았다. 잠뜰은 예담의 소매를 붙잡고 울었다. 그냥 울기만 했다. 예담이 잠뜰을 일으켜줄 때까지 그렇게 힘을 놓고 울기만 했다.

"잠뜰아. 너 대회 나가야지. 괜찮아. 괜찮을 거야. 같이 가자."

이불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더 마르고 얇아진 손이 잠뜰을 일으켰다. 여름 햇살이 날카롭게 내렸다. 아까 라더도 왔었는데. 조금만 더 있게 했으면 좋았을 걸. 다 같이 가게. 예담은 그렇게 농담하며 웃었다. 신호등이 점멸했다. 어서 가자. 한 발을 내딛는 순간 거친 파열음이 귀를 찢었다. 잠뜰이 급하게 예담을 안쪽으로 잡아당겼다. 전조등에 반사된 햇빛이 그렇게 밝고 아픈지는 처음 알았다.

쾅.

*

여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따갑게 눈을 찔렀다. 매미가 울었다. 잠뜰은 눈을 떴다. 뼈마디가 욱신거렸다. 멍도 상처도 나지 않았는데 아팠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코치님. 세 글자가 하얗게. 잠뜰은 요란하게 울어대는 전화를 벽에 내던졌다. 배터리가 탁, 하면서 분리되어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붉은 엑스표가 동그라미 직전에 멈춰있었다. 잠뜰은 도망치듯 짐을 챙겨 집을 나왔다. 구겨 신은 신발이 발끝에 아슬하게 걸려 덜렁거렸다.

잠뜰은 활을 들고 경기장에 섰다. 심장이 쿵, 쿵 부정확한 박자로 뛰었다. 숨을 삼켜봐도 그랬다. 뛰는 심장에 맞춰 눈 안쪽 혈관들도 욱신욱신 뛰기 시작했다. 다음 조, 준비해주세요. 해설진들의 화려한 미사여구는 심장박동에 묻혀 잘 들리지도 않았다. 잠뜰은 발을 내딛었다. 경기장의 푸른 잔디밭으로 내딛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단상에 서면 네가 사라질 것을 아는데.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못할 것을 아는데.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너무나 잘 아는데, 어떻게.

잠뜰은 회피할 수 있는 사람이 못되었다. 잠뜰아, 어디 가! 주위에서 손목을 붙잡고 옷깃을 붙잡았지만 달렸다. 경기장 밖으로 뛰쳐나가 푸른 하늘 아래로 달렸다. 사고가 난 게 경기장 근처라면, 그렇다면, 어쩌면.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저 멀리에서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두 발로 선 예담이 보였다. 놀란 눈빛으로 일단 손을 흔드는 예담이,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 위로 발을 내딛고 있었다. 잠뜰은 끝이 어떻게 되는지 안다. 옆에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 잠뜰은 뛰었다. 예담을 향해 뛰었다. 손을 뻗자 예담의 주황 머리칼이 손에 잡힐 듯 일렁였다.

쾅.

*

여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따갑게 눈을 찔렀다. 매미가 울었다. 잠뜰은 눈을 떴다.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전부 멀쩡했지만 환상통이 온몸을 뒤덮었다. 잠뜰은 몇번째인지 모를 아침을 맞이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예담이 아니면 자신이다. 경기장을 벗어나 예담에게 가려고 하면 사고가 일어났다. 그 이후에는 어김없이 과거로 돌아왔다. 예담이 사고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그대로 단상을 박차고 나왔을 때도. 조금이라도 무언가 달라지면 어김없이 사고가 일어났다. 어쩌면 이 편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일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예담과 함께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아 욕심만 커졌다. 욕심이 너무 무거워 지치고 말았다.

*

"예담아."

아침을 맞자마자 잠뜰은 예담의 병실로 갔다. 예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눈 밑에 그득한 눈물자국이 딱지처럼 굳었다. 잠뜰은 예담의 시트에 고개를 묻었다. 예담이 가만히 잠뜰의 손을 잡아주었다. 예담아. 잠뜰이 입을 열었다. 예담아. 너라면 어떻게 할 거야? 정말 큰 실수를 해서 무언가를 잃은 날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런데 대신 내일을 볼 수 없다면. 내일을 보게 되면, 시간을 돌린 이유가 사라진다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예담이 천천히 목을 울렸다. 잠뜰은 예담이 어떤 대답을 해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어떤 답이 나오든. 예담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잠뜰은 그 입에서 나오는 어떤 말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무언가를 거부하기에는 너무나 지쳐있었다.

"나라면 내일을 볼 거야. 비록 사라진 것이 돌아올 수 없다고 해도 말이야."

예담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름 햇살이 날카롭게 병실 안을 비추었다. 예담이 천천히 웃어보였다. 과거에 언제고 묶여있을 수는 없어, 잠뜰아. 우리들은 아직 살아있을 날이 많잖아. 잃은 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분명 있을 거야. 돌이켜보면 별 거 아닐 지도 모르지. 슬프겠지만, 나는 나아갈 거야. 그렇지 않으면 미련만 남을 테니까.

"잠뜰아, 한번 날아간 화살은 과녁에 도착하지 못한다는 말 알아? 화살은 과녁에 한없이 가까워지기만 할 뿐이래. 반 만큼, 그 반 만큼, 또 그 반 만큼. 그렇게 평생 아주 가까워지기만 한다는 거야."
"뭐야, 그게. 말도 안돼."
"그치. 하지만 절대 멈추지는 않는대. 평생 가까워지기만 할 뿐이라도 절대 멈춰 떨어지지 않는대. 그렇다보면 언젠가는 과녁에 닿은 것처럼 보이겠지. 나는 네가 그랬으면 좋겠어."
"…잘 이해가 안 돼, 예담아."
"닿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나아가길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어."

예담이 잠뜰의 눈가를 쓸어주며 웃었다. 잠뜰이 고개를 끄덕였다. 눈가를 희뿌옇게 채운 물안개가 흘러내리며 걷혔다. 예담의 희고 마른 손을 붙잡고 눈을 꾹 감았다.

"미안해. 예담아. 미안해. 내가 너를 과거에 붙들어놨어. 정말 미안해."

고마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잠뜰은 일어났다. 조금 있다가 보러 갈게. 예담이 손을 흔들었다. 잠뜰은 그대로 푸른 하늘을 보며 횡단보도 위를 걸었다.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다.

쾅.

*

여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따갑게 눈을 찔렀다. 매미가 울었다. 잠뜰은 눈을 떴다. 휴대전화가 울렸다. 코치님. 세 글자가 하얗게 둥둥 떴다. 귀에 스피커가 닿기 무섭게 천둥 같은 호령이 떨어졌다.

"잠뜰이 너, 오늘 집합시간 잊었어!"

죄송합니다. 빠르게 한 마디를 남기고 경기장으로 달렸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나아가기로 했다. 잠뜰은 그제서야 알았다. 자신을 과거에 가둬둔 것은 예담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였다. 스스로 내린 벌이었다.

잠뜰은 목에 걸린 금색 메달을 바라보았다.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미안해. 예담아. 라더야. 고마워. 미안해. 온갖 생각들이 진동소리에 맞추어 머릿속에서 엉켰다.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내렸다. 입술이 파들거리며 열렸다. 잃을 것이 많다는 걸 알지만, 나아가기로 했다.

"…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 전하고 싶습니다."

*

잠뜰은 눈을 떴다. 오래토록 긴 꿈을 꾼 것 같았다. 3년이나 됐네. 벌써 3년. 왜 갑자기 예담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는지 알 수 없었다. 책상 위에 놓인 과거의 흔적을 손으로 짚었다. 시계가 울렸다. 아, 학교 가야지. 첫날부터 지각생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는 싫었다. 잠뜰은 가방을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무언가 변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 하나가 가슴 속에서 피어올랐다.